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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호를 선호해

성장이 기대되는 소년, 유선호.

 

이제 막 알에서 부화한 병아리는 미처 눈을 다 뜨지 못한 채로 세상에 나온다. 이내 눈을 뜬 뒤 새로운 세상을 접하고 조그마한 발걸음을 내딛는다. 그 과정 속에서 부딪히기도 하고 고난을 겪기도 한다. 그렇게 병아리는 한 마리의 닭으로 성장해나간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처음 무언가를 마주하게 되면 실수를 한다. 참으로 서툴다. 그렇지만 해보겠다는 마음 가짐 하나로 올곧게 커간다. 나는 이 과정을 한 소년에게서 발견했다.

병아리 연습생, 아니 이제는 어엿하게 솔로가수가 된 유선호의 이야기다.


병아리 연습생 유선호
병아리 연습생 유선호

사실 유선호에게는 ‘가수 유선호’보다 ‘병아리 연습생 유선호’라는 호칭이 더 유명하고 익숙하다. 아니면 ‘삼시오끼’라는 표현이 유명할까?

 그가 병아리 연습생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지금은 워너원으로 활동중인 라이관린과 함께 큐브엔터테인먼트 연습생으로 나오면서 자기 자신을 이같이 소개했기 때문이다. 삼시오끼도 유명하다. 부모님과 통화를 하던 중 하루에 다섯 끼를 먹는데 여기는 세 끼밖에 안 준다면서 귀여운 불평을 했기 때문이다.


삼시오끼나 먹는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삼시오끼나 먹는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병아리 연습생
병아리 연습생

첫 레벨 평가 당시 라이관린과 유선호는 회사에 입사한지 1년도 채 되지 않던 말 그대로 정말 ‘병아리’였다. 이를테면 당시 국민 프로듀서 대표였던 보아가 “유선호 군은 포지션이 보컬이네요?”라고 던진 질문에 유선호는 “저 보컬이예요?”라고 대답했을 정도였으니. 


이어진 무대에서도 유선호와 라이관린은 댄스 기본기를 선보였다. 이를 본 트레이너들과 연습생들은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당시 플레디스 연습생으로 나왔던 뉴이스트는 “저거 우리 연습생 때도 한건데”라며 추억에 잠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을 정도였다. 이렇게 기본기를 보여준 그들에게 내려진 등급은 D와 F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본다면 유선호는 약 55만표의 득표수로 17위를 기록했다. 안타깝게 최종 11인에 들지는 못했지만 20인까지 드는 파이널 생방송 무대까지 진출한 것이다. 기본기를 보여줬던, 채 6개월밖에 되지 않았던 그가 이렇게 높게 올라올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단순히 국민 프로듀서들의 투표를 많이 받아서? 인기가 많아서? 


평가 무대에서의 유선호
평가 무대에서의 유선호

 아니다. 그가 그 위치에 설 수 있었던 이유는 제 할 몫을 다 소화해냈기 때문이다. 첫 평가였던 ‘Sorry Sorry’를 시작으로 ‘봄날’에서도 ‘열어줘’에서도 그는 자신의 역할을 다해냈다. 가수를 꿈꾸는 연습생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줬기에 그는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었다. 

6개월밖에 안된 연습생이 이렇게 성장해나가는 모습, 연차가 오래된 연습생들과 함께 무대를 꾸며나가는 모습은 감동을 줬다. 걱정이 앞선 것도 사실이었다. 다른 연습생들과의 실력 격차가 상당한데 이것을 해낼 수 있을까? 위화감 없이 무대에 어울릴 수 있을까? 기우였다. 조화롭게 그는 잘 해냈다.

 

그렇다면 그가 이렇게 자신의 몫을 다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나는 그것을 ‘기본기’라고 본다. 그가 첫 등급 평가 당시 ‘기본기’라는 것을 했을 때 당시 플레디스 연습생으로 나왔던 뉴이스트는 “저거 연습생 때 했던 건데”라며 반가움을 표출했다. 다른 연습생들도 마찬가지였다. 

 어쩌면 유선호는 다른 무대를 준비할 수 있었다. 이를테면 방송 중에 나온 트러블메이커의 노래라던가 같은 소속사나 타 소속사 선배 아이돌의 커버 무대같은 것들을 말이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오롯이 자신이 할 수 있는 능력 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했다. 이 점이 참 무섭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정도를 하고 그것을 완벽히 해내는 것. 사람들이 무언가를 배울 때 기본을 괜히 배우지 않는다. 피아노 바이엘, 춤의 기본기, 노래의 발성, 하다못해 공부하기 전에는 연필을 쥐는 법을 배우지 않는가. 그렇게 몇 개월의 기본을 갈고 닦은 유선호는 그 위에 차곡차곡 자신의 실력탑을 쌓았다. 그것을 보고 우리는 ‘성장’이라고 한다.

 

또 한 가지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열어줘’ 연습 당시 센터를 뽑을 때 그가 ‘양보’라는 것을 했다는 것이었다. 그 때 당시 프로그램에서 센터라는 역할은 모든 연습생들이 욕심을 내는 역할이었다. 그러나 유선호는 자기는 안될 것 같다며 다른 사람이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욕심내지 않았다. 그는 소화를 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무대에 더 큰 폐를 끼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처럼 유선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의 말을 뱉고 행동을 하는 사람다. 그는 이후 “저 보컬이예요?하고 엉뚱하게 묻던 그는 10회에 “저는 이제 보컬입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고 “음정이 한 키반이 올라갔다”며 자랑하기까지 했다. 말 그대로 ‘성장캐’였다.

 

방송이 끝나고 함께 참가했던 라이관린이 워너원이 되면서 유선호는 혼자 소속사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는 의연했다. 더 멋있는 사람이 될거라고 했다.


유선호의 첫 번째 앨범
유선호의 첫 번째 앨범


그리고 조금의 시간이 지나 마침내 솔로로서의 발걸음을 뗀 유선호. 첫 번째 미니 앨범 ‘봄, 선호’는 한 마디로 유선호같은 앨범이었다. 아직은 부족할지 모르지만 그대로 떼묻지 않은 그의 보컬이 들어가있었고 잔잔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화려한 기교는 없을지라도 나긋나긋이 속삭이는 유선호의 목소리가 있었다. 타이틀곡 ‘봄이 오면’도 딱 그와 잘 어울리는 곡이라고 생각했다. 4분의 무대를 꽉 채우는 유선호를 보자니 정말 말 그대로 ‘봄, 선호’라는 느낌이 들었다.

 

가수라는 꿈을 생각해보지 않은 그였다. 하지만 우연한 계기로 캐스팅되고 회사의 이름을 걸고 나와 방송 출연을 하고, 이제는 팬미팅과 앨범을 내기까지 했다. 어떻게 보면 눈 깜짝할 새 스타가 된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겸손하다. 열일곱살답지 않게 말이다. “지금까지 잘하고 있는거 보면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저와 잘 맞는 것 같기도 하고요.”라고까지 했다.

 

컴퓨터와 브라운관에서 보는 것이 다이기에 나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짐작만 할 뿐 알수는 없다. 하지만 그와 관련된 다양한 영상과 글들을 보면서 짐작해보건대, 그는 선한 사람인 것 같다.

우리 선호는 굉장히 선하고, 순박한 그런 청년인거 같아요. 우리는 네가 정말로 자랑스럽다.
네가 정말로 선한 그런 사람이라서 더욱 더 많은 사랑을 받을 거라고 생각해 우리는.
그러니까 앞으로도 지금 이 모습 그대로 무럭무럭 더욱 더 자라서 또 우리의 자랑스런 후배님이 되어다오. (펜타곤)

저 개인적으로 한테는 동생 같은 친구? 동생처럼 친구. 진짜 형은 항상 너의 옆에 있고 싶은데 같이 일도 하고 싶은데 근데 진짜 서로의 스케줄 때문에 너도 알지? 지금도 막 가고 싶은데 갈 수 없어서 너무 미안하고 이제부터 더 잘해줄게. 형만 믿어 나도 너만 믿어. 그래서 이제 같이 꽃길만 걷자. (라이관린)

이 모두는 2017년 10월 유선호가 자신의 첫 팬미팅인 ‘가장 선호하는 시간’ 당시 VCR에서 나온 동료들의 말이다. 같이 ‘꽃길’만 걷자고, ‘자랑스러운’ 후배가 되길 바란다는 그들의 말이 거짓이 아닐 것이다.

 

유선호
유선호

“큐브 6개월차 연습생 유선호입니다”

이렇게 자신을 소개했던 어리고 병아리 같았던 유선호는 이제 없다. 자신의 이름을 건 앨범을 낸 솔로 가수 유선호가 있을 뿐이다. 그를 지칭하던 수식어는 변했다. 하지만 사람은 변하지 않았다. 

 나는 그의 그 맑음과 순수함을 많은 이들이 알아줄거라고 의심치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시간’, 그 주인공의 대상은 유선호가 될 것이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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